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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윤지호

어떤 존재들은 너무 당연해서 유심히 관찰하지 않는다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윤지호 작가는 일상 속에 쉽게 지나치는 대상들을 조명하여 회화와 조형작업으로 풀어낸다. 그 공간과 시간에 느꼈던 감정이나 기억을 형상화하여 관람자들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지나친 기억이 없는지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현재 작가는 인하대학교 조형예술학과 학부 3학년 을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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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윤지호

어떤 존재들은 너무 당연해서 유심히 관찰하지 않는다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윤지호 작가는 일상 속에 쉽게 지나치는 대상들을 조명하여 회화와 조형작업으로 풀어낸다. 그 공간과 시간에 느꼈던 감정이나 기억을 형상화하여 관람자들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지나친 기억이 없는지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현재 작가는 인하대학교 조형예술학과 학부 3학년 을 재학 중이다.
큐레토리얼 에세이
- 감정과 기억 -

최근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에 의해 삶은 이전과 다르게 변화하였다. 대다수가 이런 변화의 원인을 신체에 초점을 맞춘다면 윤혜원 작가와 윤지호 작가는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집중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르는 기간이 지속되면서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했지만 사회는 감정에서 비롯된 문제들에 대해서 아직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윤혜원은 이런 우울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Drown>(2019)으로 비판한다. 우울감은 미미 하게 시작하여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그럼에도 사회에서는 우울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공감 없는 위로를 건네고 감정을 해소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사회에 적합한 긍정적인 사람이 되도록 요구한다.
웹 환경에서 이미지를 스크롤(scroll)하며 감상하면 어느 순간 이미지들은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렇다면 시야에서 사라진 이미지는 어떻게 기억에 남는가? 윤지호는 <파도>연작과 콜라그래피 <무제>로 스쳐지나가는 이미지를 기억하는 과정을 표현한다. <파도>(2017)에서 짧은 선을 중첩하여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드러내면서도 <파도>(2018)처럼 이미지를 확대하여 대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기억은 아무리 노력해도 희미해질 수밖에 없기에 작가는 <무제>(2018)를 통해 기억이 흐려지는 과정을 표현하면서 마무리한다. 윤혜원와 윤지호는 작품들을 통해 보이지 않지만 인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인 감정과 기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만든다.

큐레이터 윤서형
작품 에세이
《clickscrollzoom.com》전시에서 윤지호 작가는 <파도> 연작과 콜라그래피 <무제>를 선보인다. 재료와 형식은 다르지만 네 개의 작품 모두 일상에서 지나치는 기억을 선으로 포착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먼저 <파도>에서 윤지호는 이미지를 기억하는 방식과 주제를 구성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바다는 수없이 많은 파도로 이뤄지지만 파도가 지나가면 같은 모습을 다시 볼 수 없기에 작가는 그 시간과 공간에서 본 파도에 대한 기억을 드로잉으로 표현한다. 그는 관람자들이 자신이 기억한 파도의 형태에 집중하기를 바랐기에 의도적으로 색을 제외하고 짧은 선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이는 윤지호가 일상을 기억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작가는 일상에서 경험한 색다른 시각을 한 줄 일기로 적어 작품을 구상할 때 가져온다. 파도에서 짧은 선과 같은 단편적인 글이 모여 작가의 세계관을 형성하였다. <파도>(2017)에서 축적된 선들의 깊이감에서 윤지호는 자신의 내면을 바다에 비유한다.
<파도>(2018)에서도 윤지호는 대상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드러낸다. 이전 작품과 마찬가 지로 짧은 선이 반복되지만 색은 반전되었고 묘사되는 이미지가 확대되었다. 검은 종이에 흰 선을 그으면서 흰 선은 마치 물결의 기포와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나아가 이전에는 넓은 파도의 이미지를 묘사했다면 검은색에서는 파도의 일부를 확대한다. 그러면서 일상적인 파도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명확하게 무엇인지 정의할 수 없는 이미지로 대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부여한다. 작가는 이미지의 일부분을 확대하면서 관람자들이 봤다고 생각하고 지나치는 행위가 새롭게 볼 수 있는 가능성조차 막은 것이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무제>(2018)에서 <파도>연작과 마찬가지로 기억과 선을 강조한다. 파도에서 선이 중첩되어 기억을 형상화했듯, <무제>(2018)에서 작가는 다른 형태들의 선을 그어 더 깊은 내면으로 들어간다. <파도>(2018)의 확대된 이미지에서 꿈과 같은 형상이 등장한다면 이 작품에 서는 무의식에 가까운 형상이 드러난다. 단편적인 기억들이 모여 한 사람의 세계관을 이루지만 그 생각들은 시간에 지남에 따라 모호해지기 마련이다. 큰 관심 없이 스쳐지나가는 이 미지들은 분명히 봤기에 기억의 어딘가에 위치하겠지만 <무제>처럼 색이 바래고 형태가 와 해된 상태로 존재할 것이다. 그렇게 윤지호는 이 네 작품을 통해 관람자들에게 시각과 기억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큐레이터 윤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