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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이준서

동국대학교 기계과에 재학 중이다. 이준서 작가는 본인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데 있어 소설처럼 다른 인물의 시각을 빌린다. 예를 들어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가 오필리아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준서의 <오필리아>는 오필리아가 보는 하늘을 보여줄 것이고, 그를 통해 오필리아를 표현하려 할 것이다. 이준서는 본인이 실존주의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며, 마치 퍼즐처럼 세계의 순간을 잡아내어 본질을 추출해내려 한다. 이것은 관객의 몫이기도 하다.
작가소개
이준서

동국대학교 기계과에 재학 중이다. 이준서 작가는 본인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데 있어 소설처럼 다른 인물의 시각을 빌린다. 예를 들어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가 오필리아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준서의 <오필리아>는 오필리아가 보는 하늘을 보여줄 것이고, 그를 통해 오필리아를 표현하려 할 것이다. 이준서는 본인이 실존주의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며, 마치 퍼즐처럼 세계의 순간을 잡아내어 본질을 추출해내려 한다. 이것은 관객의 몫이기도 하다.
큐레토리얼 에세이
- 새로운 서사를 찾아서 – 디지털시대 미술 서사의 역할 -

매체 테크놀로지의 출현은 미술 분야에 또 다른 가능성을 제공하였다. 기계과에서 공학을 공부하면서 기술과 철학을 예술에 접목시킨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준서 작가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응용하여 다양한 변형과 조합을 통해 작품을 제작한다. 이준서는 관객참여형 설치작업들을 《clickscrollzoom.com》에서 웹상에 구현하기 위해 웹페이지 개발 프로그래밍 방식을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 그의 작업들은 작가와 감상자가 함께 작품을 만드는 인터렉티브 아트로 재탄생하였다. 중국 국적 이준사 작가가 만화 형식으로 제작한 일러스트 작업인 <수화야 부탁해> 시리즈는 본래 책으로 발간될 예정이었지만 본 전시에서 웹상에 구현되면서, 수화를 설명하는 영상까지 관람객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웹전시에서 관람객들은 서사가 범람하는 인터넷을 통해 전시로 입장하게 된다. 휴식의 목적으로 웹을 표류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 시대에, 웹상 전시되는 동시대 미술작품 또한 서사적 구조를 지닌 유희의 대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을 가진다. 이준사의 <수화야 부탁해> 시리즈를 감상할 때 관람객들은 이준사가 보여주는 일상의 소소한 스토리에 공감하면서 수화를 습득하게 된다.
문학과 영화에서 사건 전개에 있어 인물이 중대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처럼, 이준서의 <Same Solid> 안에는 특정한 배경과 시간 하에서 어떤 인물들이 벌이는 사건이 있고, <Humans in a One-Way Machine>에는 관람객이 가상의 전자 세계로 입장하여 특정 행위를 수행하면서 마치 수수께끼를 풀어가듯 작품의 서사를 추적하게 만들며, 보다 특수한 방식으로 서사구조를 감상하게 한다. 두 작품 모두 관객들은 작가의 의도를 100% 이해하기 어려운데, 그러한 서사구조는 작품 해석의 여지를 보다 풍부하게 만들며 미술만이 가질 수 있는 서사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큐레이터 유지원
작품 에세이
관람객은 <Humans in a One-Way Machine> 작품 페이지로 입장함과 동시에 가상의 전자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본 작품에는 전자전기공학에서 논리회로를 설계할 때 나오는 ‘State Diagram’ 개념이 사용된다. 거기에는 00, 01, 10, 11이라는 State가 있고, 기계는 00에서 시작하여 명령들을 수행하며 정해진 경로를 따라 11에 도달한다. 이 작품은 관람객이 마치 자신이 기계가 된 것처럼 11에 도달하기 위해 자발적 충동과 호기심으로 버튼들을 클릭하게 만들면서, 일정한 루트를 따른 반응을 통해 관람객이 즐거움을 느끼도록 프로그램화시킨다. 이때 0.5초 내로 사라지는 11 버튼을 클릭하여 해당 페이지로 넘어가는 것은 기계에게는 쉽지만, 인간인 관람객에게는 힘든 일이다. 이를 통해 이준서는 관람객에게 인간이 기계보다 정해진 것을 수행하는 역량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환기시켜주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설 자리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관람객은 지시와 달리 01 페이지에서 11 버튼을 눌러서, 보다 빨리 11 페이지에 도달할 수 있다. 인간은 정해진 것을 파괴하는 경향성을 가지기에, 관람객은 기계처럼 화면의 지시사항대로 일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기계와 달리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11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관람객은 규칙을 지켰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받고, 이후 전체 관람객 중 규칙을 지켜 11 상태로 들어온 사람의 비율을 산출하고 통계를 공개한다. 이와 같이 이 작품은 관람객에게 기계와 다른 인간의 인식 및 행위 방식을 보여준다.
<Same Solid>는 관람객에게 각기 다른 네 시간대에 가상의 네 인물들이 인식하고 있는 16 개의 ‘Same Solid(어떤 입방체)’의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이는 네 인물이 같은 입방체를 보고 인식한 서로 다른 네 인식을 표현한다. 이 중 누가 옳고 그른지는 모른다. 관람객은 빈자리인 Same Solid가 무슨 모양일지 생각하면서 존재의 본질을 예측해보게 된다. 여기서 작가는 하나의 서사적 장치인 시간의 흐름을 작품에 넣는다. 작품 속 네 명의 사람은 2020/1/7/19:00 에 전시를 관람하며 서로 생각을 나눈다.
이준서의 상상 속의 네 인물은 적록색약이고 서로를 설득하기도 하고 의심하기도 한다. 어떤 인물은 입방체에 관하여 생각하던 중에 배고파져서 치킨을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은 관람객이 작가의 상상을 온전히 파악하지 못하게 설계되어 관람객들이 작가의 스토리와 다른 자기만의 스토리를 구상하게끔 만든다. 이를 통해 작가는 대상에 대한 지각의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영화와 문학이 취하는 서사구조와 달리 사건의 흐름이 논리적이지 않고 의미도 암시적, 감성적으로 표현된다. 물론 여타의 회화 작업들도 나름대로 서사를 내포할 수 있겠지만, 이준서의 작품들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감상자들을 작가가 고안한 허구적 내러티브 안에 편입시킨다는 특징을 갖는다.

큐레이터 유지원